이은규, 아직 별들의 몸에선 울율이 내리고

엄마는 왜 가르쳤을까
자신에게 진실하면 너는 늘 옳다

불가능의 시대에 혁명을 부르짖는 것
혹은 별을 노래하는 것만큼, 허영을 채워주는 일도 드물다는 당신의 편지를 노려보았다
밤새 가는 실핏줄 터지는 소리

한 혁명가의 꿈을 꾸는 밤
다리를 저는 그녀와 보폭을 맞추기가 어려웠는데
기다리기만 하는 자에게 올바른 순간이란 없다는 목소리가 들려왔지
더 잘 실패한 후에 맞게 될 적기

시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나는 혁명을 과거사라고 믿는 당신에 불과할 것이다
아직 별들의 몸에선 운율이 내리고
당신과 나의 정체는 우리 자신을 앞지르며 밝혀질 것

얼음이 떠다니는 운하 속으로
한 시대가 던져지기 직전, 오고갔다는 문답

정체를 밝혀라
그건 알아서 결정하시죠
수배자 사진을 보니 틀림없군
당신이 그렇게 말하신다면 그렇겠지요

때로 어떤 대답은 유언이 되고

엄마, 별을 비추기 위해 인간의 눈동자가 만들어졌다는 시구(詩句)을 믿을래

시체가 떠오르기 시작한
운하의 봄을 답신으로 보내는 새벽